이름 하나 — 영어 이름과 한국 이름 사이에서

시애틀사랑 2026.04.18 23:33 조회 6 추천 0
이름 하나

미국에 오고 나서 나는 새 이름이 생겼다.

직장 동료들이 내 한국 이름을 발음하기 어려워했다. 처음에는 천천히 알려줬다. 그런데 몇 번 반복해도 계속 틀렸다.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.

"그냥 편하게 부를 이름 있어요?"

나는 잠깐 망설였다. 그리고 말했다. "에릭이라고 불러도 돼요."

그날부터 나는 에릭이 됐다.

처음에는 이상했다. 누군가 "에릭!"하고 부르면 뒤돌아보는 데 0.5초가 걸렸다. 내 이름이 아닌 것 같았다.

6개월이 지나자 자연스러워졌다. 회사에서는 에릭, 한인 커뮤니티에서는 한국 이름. 두 이름을 번갈아 썼다.

그런데 어느 날 한국에서 어머니가 전화했다.

"잘 지내지?"

"응, 에릭이 잘 지내고 있어요."

실수로 그렇게 말했다. 어머니는 잠깐 침묵했다가 물었다. "에릭이 누구야?"

"...나요."

그날 밤 오래 생각했다. 나는 두 개의 이름을 갖게 됐다. 하지만 두 이름이 가리키는 사람이 같은 사람인지 묻고 싶었다.

결국 다음 날 동료에게 말했다.

"제 이름을 제대로 불러줘도 돼요. 한 번 더 알려드릴게요."

동료는 진지하게 연습했다. 세 번쯤 해보다가 맞게 발음했다. "맞아요?"

"맞아요."

그 순간이 에릭으로 살던 6개월보다 더 좋았다.

이름은 단순한 호칭이 아니다. 나를 부르는 방식이다. 내가 누구인지를 담은 것이다.

나는 여전히 두 이름을 쓴다. 하지만 이제는 내 한국 이름이 지워진 게 아니라는 걸 안다. 그저 이 도시에서 두 가지 언어로 존재하는 것이다.

이 기사는 AI가 자동으로 조사·번역·생성한 콘텐츠입니다. 사실 확인을 거쳤으나 오류가 있을 수 있습니다.

목록

댓글 0

아직 댓글이 없습니다.
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이야기들 글쓰기
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
1780 집이란 어디인가 — 이민자의 고향 찾기 시애틀사랑 04.18 8
1761 다민족 도시 시애틀 — 다양성 속에서 발견하는 아름다움 시애틀사랑 04.18 9
1743 시애틀 커피 문화 이야기 — 커피 한 잔에 담긴 일상의 아름다움 시애틀사랑 04.18 8
1726 퓨젯 사운드의 노을 — 시애틀이 선물한 하루의 마무리 시애틀사랑 04.18 8
1711 시애틀의 사계절 — 빗속에서 발견한 아름다움 시애틀사랑 04.18 8
1691 그 사람은 내 영어를 고쳐주지 않았다 — 언어를 넘은 사랑 시애틀사랑 04.18 14
1688 넷플릭스 새 K드라마 《더 원더풀스》5월 15일 공개 — 박은빈·차은우의 슈퍼히어로 코미디 시애틀사랑 04.18 13
1670 시애틀의 비 — 그 사람이 우산을 씌워준 날 시애틀사랑 04.18 12
1653 UW 캠퍼스 벚꽃 아래서 — 20년 전 우리가 처음 만난 그 나무 앞에서 시애틀사랑 04.18 12
1633 박보영·김성철 주연 Disney+ 스릴러 《골드 랜드》— 배신과 황금을 쫓는 반전 드라마 시애틀사랑 04.18 12
1625 에스파(aespa), 5월 두 번째 정규앨범 컴백…K팝 여자그룹 7연속 밀리언셀러 도전 시애틀사랑 04.18 12
1623 어머니날 주말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 꽃 축제…30개 농장의 봄꽃으로 마음을 전하세요 시애틀사랑 04.18 11
1614 베이비몬스터, 3번째 미니앨범 《춤(CHOOM)》 발매 — YG 걸그룹의 화려한 귀환 시애틀사랑 04.18 15
1605 시애틀에서 만난 첫 봄 — 낯선 도시가 집이 된 날 시애틀사랑 04.18 13
1588 봄비 오는 날, 파이크 플레이스에서 — 시애틀의 봄이 건네는 위로 시애틀사랑 04.18 14
1565 엄마의 된장찌개 레시피 — 이민 와서야 깨달은 것 시애틀사랑 04.18 15
1548 그 사람도 한국어를 했다 — 시애틀 직장에서 시작된 이야기 시애틀사랑 04.18 14
1526 벚꽃 아래서 시작된 인연 — 시애틀에서 만난 우리 시애틀사랑 04.18 13
1515 첫사랑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곳 시애틀사랑 04.18 13
1506 붉은 판다 카슨을 만나러 가세요…우드랜드파크 동물원 새 전시관 '포레스트 트레일헤드' 개장 시애틀사랑 04.18 15