첫사랑의 기억이 남아 있는 곳
처음 시애틀에 온 해 여름이었다.
영어도 서툴고 아는 사람도 없었다. 매일 어학원에 다니고 집에 돌아와 혼자 밥을 먹었다. 외롭다는 말이 이렇게 몸으로 느껴지는 것인지 그때 처음 알았다.
어학원에서 만난 그 사람도 나처럼 혼자였다. 브라질에서 온 남자였다.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. 아니, 기억하지 않으려 한 건지도 모른다.
우리는 매주 금요일 수업이 끝나면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서 걸었다. 바다를 보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. 그는 포르투갈어로 노래를 흥얼거렸고 나는 무슨 노래인지 물었다.
"고향이 보고 싶을 때 부르는 노래야."
나는 고개를 끄덕였다. 그 기분이 뭔지 알 것 같았다.
두 달 뒤 그는 브라질로 돌아갔다. 우리는 연락처를 교환했지만 한 번도 연락하지 않았다. 연락하지 않는 것이 맞는 것 같았다.
그 이후로 나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에 갈 때마다 그 계단을 찾아간다.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던 자리. 지금은 다른 가게가 들어서 있지만.
추억이란 게 꼭 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. 어떤 자리, 어떤 냄새, 어떤 계절에도 있다.
시애틀의 여름이 되면 나는 아직도 그 계단이 생각난다. 그 사람이 아니라, 그때의 내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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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애틀사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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