할머니가 보내온 봄 — 바다 건너온 봄나물 택배
할머니가 보내온 봄
3월 중순이었다.
국제 우편이 도착했다. 한국에서 온 박스였다. 세관 신고서에 "건조 식품"이라고 적혀 있었다.
열어보니 할머니의 손길이 가득 담겨 있었다.
말린 취나물. 말린 도라지. 말린 고사리. 들깨 가루. 그리고 작은 메모지.
"봄이 왔다. 봄나물 묵어라. 잘 있나."
그게 전부였다. 다섯 글자, 다섯 글자, 세 글자.
나는 그 메모지를 오래 들여다봤다. 할머니 손글씨는 언제나 삐뚤빼뚤하다. 90이 다 된 손으로 꾹꾹 눌러 쓴 글씨.
봄이 왔다고 했다. 한국에 봄이 온 것처럼, 미국에도 봄이 오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.
그날 저녁 나는 취나물 무침을 만들었다. 한참 불려서, 간장과 참기름으로 무쳤다. 냄새가 퍼지는 순간 울컥했다. 이 냄새를 맡은 게 얼마 만인지 몰랐다.
밥상을 차리면서 할머니한테 전화했다. "할머니, 나물 받았어요. 오늘 저녁에 먹었어요."
"그래? 맛있게 묵었나?"
"응, 맛있었어요."
"다음엔 더 많이 보낼게."
짧은 통화였다. 하지만 그 밥상은 오래 기억된다.
시애틀의 봄은 비로 온다. 하지만 그해 봄은 할머니 손으로 왔다. 바다를 건너, 박스 안에 담겨서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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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애틀사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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