같은 방향을 보는 사람
결혼한 지 십오 년이 됐는데도 남편과 나는 여전히 저녁을 먹은 뒤 산책을 한다.
처음엔 그저 습관이었다. 아이가 어릴 땐 유모차를 밀고, 조금 크면 셋이서, 아이가 학원을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턴 다시 둘이서 걸었다.
걸으면서 우리는 별 이야기를 다 했다. 오늘 직장에서 있었던 일, 아이 학교 선생님이 좀 이상한 것 같다는 이야기, 이번 달 카드값이 예상보다 많이 나왔다는 이야기.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다.
그런데 요즘 걸으면서 깨달은 게 있다.
우리는 걸을 때 항상 같은 방향을 본다.
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는 게 아니라, 앞을 보며 나란히 걷는다. 그 자세가 어쩌면 우리 관계의 본질인 것도 같다. 서로를 확인하는 게 아니라, 같은 곳을 향해 함께 걷는 것.
어떤 날은 말이 없다. 그냥 걷는다. 발소리만 들린다. 그런데 그 침묵이 불편하지 않다.
오늘도 저녁을 먹은 뒤 남편이 운동화를 신었다. 나도 일어났다.
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게 될까. 아니면 또 아무 말 없이 걷게 될까.
어느 쪽이든 괜찮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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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애틀사랑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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