엄마가 보내준 반찬통
이민 온 지 7년이 됐다. 처음 몇 년은 바빠서 괜찮았다. 적응하느라, 일하느라, 아이 키우느라 그냥 살았다.
그러다 어느 날 마트에서 깻잎을 봤다.
3달러 99센트. 한국에서 무성하게 자라던 그 깻잎이 투명한 비닐 포장 속에 열 장 남짓 담겨 있었다. 왜인지 코끝이 찡했다. 카트를 밀고 다음 코너로 돌아서야 겨우 마음을 다잡았다.
그날 저녁 엄마에게 전화했다.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. 그냥 목소리가 듣고 싶었다.
"밥은 잘 먹어?"
엄마의 첫 마디는 언제나 그거다.
"응, 잘 먹어."
대답은 했지만, 그날따라 거짓말 같았다. 잘 먹는다기보다는 그냥 먹는 거였으니까.
한 달 뒤 엄마가 택배를 보내왔다. 쌀 반찬통 네 개. 멸치볶음, 깻잎조림, 진간장 계란장, 그리고 마른 오징어. 다 냉동해서 부쳤는데도 시애틀까지 오는 데 3주가 걸렸다.
냉장고를 열 때마다 그 반찬통들이 보였다. 먹고 싶지 않은 날도 있었지만, 뚜껑을 열면 엄마 냄새가 났다.
밥 한 공기 위에 계란장을 얹었다. 숟가락으로 노른자를 터뜨렸다.
괜찮다고 생각했는데, 눈물이 났다.
이상한 일이다. 행복한데 눈물이 나는 것.
아니, 어쩌면 행복해서 눈물이 나는 것인지도 모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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