낯선 사람이 건넨 말
마트에서 계산을 기다리고 있었다.
카트에 한국 라면, 미역, 참기름이 담겨 있었다. 뒤에 서 있던 미국인 여성이 참기름 병을 가리키며 물었다.
"이거 뭐예요? 냄새가 정말 좋은데."
나는 영어로 설명했다. "깨를 볶아서 짠 기름인데, 한국 음식에 많이 써요." 그녀는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. "한국 음식 너무 좋아요. 김치, 불고기… 근데 이건 처음 봐요."
그날 나는 참기름을 하나 더 사서 그녀에게 건넸다. "한번 써보세요. 볶음밥에 마지막에 한 방울만 넣으면 달라요." 그녀는 놀란 얼굴로, 그러나 기쁘게 받았다.
집으로 오는 길에 생각했다. 이민자로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 중 하나가 낯선 사람이었다. 어색한 영어, 문화 차이, 어디서 왔냐는 질문들.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낯선 사람이 두렵지 않아졌다.
내가 가진 것들 — 언어, 음식, 문화 — 이 누군가에게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을 때부터.
오늘도 참기름을 볶음밥에 넣으며 그 순간을 생각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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